Korean novelist Yeungkwan Kim


Here good story of good mind!!

Best !!: In English In Korean In English, 2000/8 
이상한 기록

                                 김   영 관 (소설가)

  2000년 어느날 난 한 작가로부터 다음과 같은 이상한 기록을 
넘겨 받았다.

2000,  8/30
  나는 가상을 적지 않는다.
  현실만을 적을 뿐이다.
  이제 막바지에 왔다.
  끊임없는 스피드의 추구.
  속도 300km.
  
  앞엔 오로지 희밋한 직선만이 보인다.
  내 뒤에 따라오는 자는 아무도 없다.
  결승점은 어디일까?
  거리계가 800km를 나타내고 있다.
  가도 가도 끝없는 사막, 사하라...
  
  목이 탄다. 차 안의 온도는 40도를 넘을 것이다.
  헬멧을 벗어 던지고 싶은 충동.
  어디가지 달려야 끝일까?
  이 사막에서 마지막 1000km 결승점을 찾을 수 있을까?

  상공을 비행하던 헬리콥터도 보이지 않는다.
  작렬하는 태양만이 벌겋게 달아올라 나와 이 경주용 자동차를
쏘아 부치고 있다.

   7/7 칠석이라.
  흐린 걸 보니 견우와 직녀가 만나겠군.
  비는 직녀의 눈물.

  그럼 올라오는 기러기 태풍은 견우겠네.
  냉소가 장긴가?

  일본 동경 시내에는 까마귀가 산다.
  동경대학 안에도 많이 날라 다닌다.
  지금 생각하면 애들 장난 같은 공부였지.
  뭐 그리 악착 같이 해 보려고?
  난 스스로 그만 두었다.
  묺론 실력도 없었다.


  책을 잡고 잡아도 나는 지쳐 있었다.
  슬? 그래 슬 탓인지도 모르지.
  영양실조?
  그런 유학생이 일본에는 많지...
  보잘 것 없는 일본 식단.
  술과 담배.
  돈, 경제력이 쉽게 그렇게 만들지.

  돌아가자, 한국으로.
  오오사카에서 배를 타고 부산에 내렸지.
  대번에 짐자전거를 탄 사람이,
  "짐이요, 짐!"
하더군.
  그러면 알아서 내가 비켜야 하는 한국.
  나는 그 솔직함, 거침없음이 좋았다.
  일본은 정 반대였다.
  친절? 모르는 소리, 일본인의 자기 방어 수단이지.

  동경대학 도서관이나 하숙방은 어디나 고독했다.
  일본은 원래 조용하다 못해 너무 고독하지...
  그래서 술을 찾았다.
  결국 그러한 모든 것들이 나를 처절한 패배자로 만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애들 장난 짓이지.
  당장에라도 그만 두고 돌아 오면 될 것을...  
  그래, 주위의 눈과 입이 무서웠던지도 모른다.

  
   
 7/6 닷새째 폭염.
  이 여름에 긴팔 와이셔츠를 입고 넥타이를 하고
양복을 입는 사람과  덥지도 못하는 사람이 있지.
  세상에는.
  그렇게 불공평하게 사는 사람들이지.
  가난은 나라도 못 구한다고?
  난 그 말 뜻을 잘 모르겠다.

  얼마 되지 않는 진정 가난한 자들을 왜 나라가 못 구한다는
말인가.

7/4 맨 날 똑같은 것도 행복일지 모르지.
  자기만 즐거우면 되니까.
  놀면서 쓰면 되지, 즐겁게 사는 거지.

  작가의 이름은 없었다.
  익명으로 글이 발표된다?
  자기 이름 날리고 싶어 널 뛰는 놈이 얼마나 많은데
이 작가는 이름을 쓰지 않았을까?
  일단 좀 더 글을 읽어 보기로 했다.
   
7/3
  ........
6/29
  무더위를 깰 수나 있으련지 드디어 비가 내린다.
  아직 답답하다.
  담배 탓인지 왼쪽 가슴 심장 쪽이 자꾸 쑤신다.
  괜찮겠지.
  소심한 사람이니 신경성일게야.

  나는 이 작가가 분명 아플 것이라고 생각했다.
    
6/26
  날은 더위지는데 나는 또 답답하게 컴퓨터를 마주하고 앉아 있다.
  이것이 언제까지 갈지, 이게 행복인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아무런 느낌이 없다.
  위장 탓이리라.
  
6/24
  어제와 또 다른 오늘 하루가 이미 밝았다.
  이렇게 하루하루 글을 쓰는 것이 날 살리는 길이지.
  
6/23
  벌써 열사흘이 지났군.
  세월 빠르네.
  난 그동 안 더 시험지를 매겼고, 그 더 어렵고 시간 걸리는
불편하기 짝이 없는 인터넷 성적 입력을 무사히 마치었다.


  어제는 한양대학에서 술을 한잔 했지, 난 미리 들고 간 
무겁기 짝이 없는 깥통 맥주 6개와 오징어땅콩 2봉지를
먹었다. 무더운 여름밤, 친구도 인생에 역력히 지쳐 있었다. 
  
6/10
  지쳤다. 세상과 인생에.
  뜻대로 되지 않는다. 
  노력하지 않았다고?
  그럴지도 모르지.
  세상은 이미 약은 놈들이 다 휘어잡고 있으니, 어디서부터
그 잘못을 고쳐 나간다는 말인가!!
  너무 멀다, 어렵다.
  세상의 착한 이들이여...
  나와 같이 실망하고 있다고..
  나는 조금만 더 노력해 볼 작정이다.
  그리고는 바람처럼 구름처럼 살련다.
  편한 소리라고?
  그러나 홍길동도 그렇게 살지 않았는가?
  어디 홍길동이 돈이 있어 그러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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